사람이 수학을 만들고, 수학이 세상을 만든다.                   


 

기호와 공식이 없는 수학카페

  • 저자 : 박영훈
  • 출판사 : 휴머니스트
  • 출판일 : 2005년 9월 20일
  • 가격 : 12,000원

참고 : 교보문고, 영풍문고


간단한 설명

    이 책에는 수학 하면 떠오르는 삭막한 모습, 수많은 기호와 공식에 의해 극도로 추상화된 수학의 모습은 없다. 대신에 수학을 창조하고 발전시켜 온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와 그것을 낳은 사회의 철학과 문화 예술에 대한 깊고 풍부한 사색과 해설이 담겨 있다. 책을 읽으면서 독자들은 인문적 독서를 통해 수학 시간에 접한 수식과 도형들의 살아 있는 의미를 비로소 이해하는 새로운 지적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서평

    ▶ 사람의 얼굴을 한 수학 : 수학사

    문제 풀이의 열기만 가득했던 수학 교육계에서 요즘 새삼스럽게 ‘수학사’가 화두가 되고 있다. 수많은 공식과 예제를 외고 대입하는 반복 훈련에 중점을 두는 현재의 수학 교육으로는 학생들이 수학적 사고의 매력을 느끼고, 제대로 된 수학을 소화할 수 있는 지적 능력과 창의성을 키울 수 없다는 공감이 교육 관련자들 사이에 폭넓게 퍼져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수학과 7차 교육과정에서 수학사를 비중 있게 다루자는 지침이 나왔고, 대학들도 입시에서 ‘수리 논술’이라는 새로운 유형의 평가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현행 수학 교육에 문제의식의 핵심은 수학 시간에 “수학을 가르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수학 비슷한 것만 가르치고 있다”는 데에 있다. 다음의 이야기를 보자.

    이야기 하나.
    18세기의 어느 날, 러시아의 예카테리나 여왕은 프랑스의 철학자이며 무신론자인 디드로를 상트페테르부르크 궁정에 초대하였다. 그리고는 마침 그곳에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던 독일의 수학자 오일러에게 장황하게 무신론을 떠벌이는 디드로의 입을 막아 줄 것을 부탁하였다.
    신하들을 비롯하여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궁전에서 오일러는 디드로에게 성큼성큼 다가가서 ‘신의 존재에 대한 수학적 증명’이라며 다음과 같이 그럴듯하게 치고 들어갔다.
    “선생님, 입니다. 그러므로 신은 존재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자, 말씀해 보십시오!”
    그때까지 신의 존재를 열렬하게 반박하고 있던 디드로는 결국 오일러의 제물이 되고 말았다. 오일러가 제시한 수학식의 의미를 해석할 수 없었던 디드로는 어안이 벙벙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야기 둘.
    10여 년 전 어느 날, '농무(農舞)'의 신경림 시인이 경상북도의 한 중학교를 찾아갔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교사들이 시인에게 재미있는 제안을 했다. 참고서에 나오는 국어 문제를 한번 풀어 보라는 것이다. 바로 시인 자신의 작품인 '가난한 사랑 노래'에 관한 문제들이었다. 결과는 30점. 10문제 가운데 3문제밖에 맞히지 못한 것이다.

    두 가지 일화에서 우리는 바로 ‘죽어 있는 교육’의 모습을 연상할 수 있다. 학생 시절 ‘수학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외치며 수학 불안증 또는 수학 공포증에 시달리다가 대학 입학과 동시에 수학에서 손을 떼는 우리의 모습이 디드로의 당황스러운 표정과 겹쳐진다. 우리들 대부분은 디드로처럼 인간사의 여러 분야와 관련되어 있는 다양하고 독특한 수학의 방식을 두루 고찰하는 능력을 박탈당했다. 그것은 우리가 수학 교육을 통해 창의적인 문제 해결력, 수학과 연관된 삶과 세상 이야기를 배우지 못한 탓이다. 인류 문화가 농축된 진정한 수학의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이, 삶과 단절된 수학만 접해 온 우리는 디드로와 같은 수학 바보가 되어 버린 것이다.
    수학 교육이 나라의 장래를 좌우한다고 할 만큼 수학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시대에 이러한 수학 교육에 머물러 있는 것은 국가적으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독일의 수학자 가우스가 수학을 ‘모든 학문의 여왕’이라고 불렀듯이, 수학은 자연 과학은 물론 인문 사회 과학의 토대가 된다. 더욱이 지식 정보화 사회가 펼쳐짐에 따라 수학은 금융, 정보 통신, 국방 등 미치지 않는 분야가 없는 ‘모든 산업의 여왕’으로도 떠올랐다. 예를 들어 그래프 이론과 조합론은 컴퓨터 과학의 필수적인 도구이고, 금융 산업의 핵심 기술은 편미분방정식과 확률론을 기초로 하고 있다. 선진국들은 수학을 21세기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보고 수학 연구와 교육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육성된 수학자들은 대학 강단과 연구실만이 아니라 금융 회사, 컴퓨터 회사, 통신 회사 등에서 최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다음 세기에 그들의 ‘기술 식민지’나 ‘하청 국가’로 전락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수학 교육의 현실을 근본적으로 뒤바꾸는 일에 하루빨리 나서야 할 것이다.
    수학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적어도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수학은 어떻게, 왜 만들어졌는가? 수학은 어디에, 어떻게 이용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사람, 문화, 역사가 보이는 수학 교실에서만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의 수학 교육은 문제 풀이 중심의 기능적 수학에서 인문학적 소양으로서의 수학으로 심화, 확장되어야 한다. 그 실마리는 수학의 역사를 읽고 이해하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수학 교육계가 수학사에 주목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지식의 축적보다 다양한 활용을 요청하는 사회의 흐름이 우리에게 산업 사회의 학습 개념을 넘어설 것을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수학적 개념과 공식을 축적하는 것 못지않게 수학적 탐구 방식과 문제 해결 방식, 그리고 수학이라는 학문의 특성을 체험하는 것이 중요한 교육 내용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 청소년도 읽을 수 있는 첫 교양 수학사

    교양서 출판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전문 지식의 대중적 소통이다. 지난 시절, 일반인의 삶과 유리된 채 전문가들 사이의 암호처럼 소통되었던 철학, 역사, 과학 등의 영역은 이미 활발한 교양서 출판을 통해 ‘대중화’의 길을 열어 왔다. 하지만 기초 학문 가운데서 여전히 삶과 단절된 암호로, 때로는 공포스러운 야수의 얼굴로 남아 있는 것이 수학이다.
    사실 수학사 책은 적지 않게 출간되어 있다. 대표적인 책으로 모리스 클라인의 <<수학, 문명을 지배하다>>(경문사), 페트르 베크만의 <<파이의 역사>>(경문사)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전문가나 마니아가 아닌 청소년, 비전공자들이 교양으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기호와 공식이 없는 수학카페>>는 국내 저자가 청소년들을 상대로 수학이란 무엇인지, 잃어버린 수학의 본모습과 가치를 깊이 있고 흥미 있게 보여주는 첫 수학사 교양서라는 데서 출간의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삶의 온기를 잃고 무생물로 굳어 버린 교과서 속의 수학을 매만지고 가르치는 일이 한없이 공허하게 느껴졌던 어느 날, 나는 22년 동안 정든 교단을 버리고 긴 여행을 떠났다. 인류 문명과 함께 수학을 잉태한 에게 해의 푸른 바다가 보고 싶었고, 자연의 질서를 수로 풀어내고 그 아름다움에 취했던 그리스 철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학문과 문화의 발상지를 답사하며 수학의 특질이 형성된 과정을 추적하여, 수학이 다른 학문이나 예술과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를 밝혀 보고 싶었다. <기호와 공식이 없는 수학카페>라는 이름으로 마련된 이 열여덟 마당의 이야기는 그 여행에 대한 보고서인 셈이다.
    나는 이 책에서 최초의 수학자 탈레스에서 플라톤, 피타고라스, 유클리드에 이르는 서양 고대 수학의 탄생, 발전의 역사를 인류 문화사의 바탕에서 이야기하려 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수학이란 무엇이고 인간의 삶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의 각 영역, 곧 대수, 기하, 측정 등이 어떤 역사 문화적 배경에서 생겨나고 발전해 왔는지를 독자들과 함께 생각해 보려 했다.”
    - 본문 중에서

    이 책에는 수학 하면 떠오르는 삭막한 모습, 수많은 기호와 공식에 의해 극도로 추상화된 수학의 모습은 없다. 대신에 수학을 창조하고 발전시켜 온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와 그것을 낳은 사회의 철학과 문화 예술에 대한 깊고 풍부한 사색과 해설이 담겨 있다. 책을 읽으면서 독자들은 인문적 독서를 통해 수학 시간에 접한 수식과 도형들의 살아 있는 의미를 비로소 이해하는 새로운 지적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추천의 말

    고등학교까지 마친 사람이라면 누구나 제일 많은 시간을 들인 것이 수학 공부입니다. 그러면서도 제일 싫어하는 것이 수학 공부입니다. 어느 분은 ‘수학은 공공의 적’이라는 표현이 우리 현실에 가장 어울린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말하자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학교교육을 받는 동안 불행하게도 ‘적과의 동침’을 하게 되어 있는 셈이라는 것입니다(물론 이는 수학 공부에만, 모든 사람의 경우에, 또 유독 우리나라에만 나타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 교육의 이러한 현실과 여건이 그가 극복하려고 도전하고 있는 대상입니다.
    그의 말과 글들은 우리에게 수학과 수학교육은 무엇이고,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사색한 결과들입니다. 수학은 ‘인류 최고 문명의 유산’이라는 식의 얘기는 많이 듣지만, 우리 같은 일반 독자들에게는 그저 멀게만 보일 뿐입니다. 그는 자신의 말과 글을 통해 수학이 우리 삶의 구석구석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고, 그것을 느끼고 이해하는 일이 공식과 문제풀이보다 중요한 수학 공부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수학이 세상을 바라보는 하나의 창문이라고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여기에 실린 글들은 알아 두고, 쌓아 놓으면 그 자체가 양식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재미있고 즐겁게 읽으면서 우리 마음의 창에 붙어 있는 때를 닦아내는 세정제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의 수학에 대한 편견과 적개심을 떨치고 보다 열린 마음을 갖는 데 기여하리라 생각합니다.
    - 우 용 제(서울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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