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쯤엔가 제작발표를 보고 흥분하며 기다렸던 로미오와 줄리엣.
올 4월에 시작하여 9월 26일자로 전 24화 완결을 맺었습니다.
이런저런 애니들을 봐 왔지만 거의 실시간으로 매 화 챙겨본건 정말 유일무일하게 처음인 작품입니다. 많이 밀려본게 세 화 정도인가.. 그 외엔 정말 매 주 챙겨봤습니다. 기대를 한 만큼 실망도 많이 했었고, 이런저런 면들에서 안타까움도 많았고 아쉬움도 많았습니다만 그래도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멋진 작품이 되어주지 않았나 생각되네요. 또 두 주인공 로미오와 줄리엣, 모두 마음에 드는 귀여운 캐릭터들이었습니다. 결코 사랑에 어리석지 않고 자신들의 운명을 바로 보고 앞으로 나가는 소년,소녀들이었습니다. (네에.. 이 쥔공들 원래 열여섯이라고요..;;)
지난주 23화를 본 뒤로부터 하고싶은 말들이 잔뜩 산재해 있었습니다. 작품감상이라기보단 주절주절 떠들고 싶은 수다들이 더 많아요. ^^
방영 중간에 여러모로 짠소리를 하기도 했지만 결국 이 작품은 제가 원작에 갖고 있던 애정을 그대로 이어받았고 또 그걸 한층 더 업시켰습니다. 윌리엄 세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언제 처음 읽었는지는 기억 안나지만 초등학교 고학년일때일겁니다. 어린 마음에도 둘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못한다는 슬픈 이야기에 매혹되었었고 지금까지도 제게 있어선 세익스피어의 작품 중에서 이 이야기를 제일 좋아합니다. 그랬던 작품이니 애니화 소식에도 흥분했었고 만화나 소설 중에서도 연극 이야기로 로미오와 줄리엣이 언급되면(사실 제일 흔하게 거론되는 거기도 합니다만 ^^) 매우 반가운 기분이 든답니다.
그랬던 작품인데 저, 정말로 바보같이 지난주 23화 방영분을 보면서 비로소 깨달았더랬어요. 이거 원래 언해피엔드 작품이었잖아. 원래는 둘 다 죽었다- 라는 이야기였잖아- 라는 걸. 그리고 그걸 깨닫고 나서 얼마나 안타깝고 속이 타기 시작하던지.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이 작품은 원작에서의 노선은 충실히 지켜온 편이었거든요. 작품을 쭉 보신 분들은 아시겠습니다만 23화에서는 줄리엣은 곧 죽어- 라는 분위기라 24화 어떻게 봐~ 라는 생각이었더랬습니다. 둘 중 하나가 죽든, 아니면 둘 다 죽든의 분위기라, 아니 원작대로라면 당연히 둘 다 죽는게 맞겠지요. 그러다보니 더더욱 애가 탔어요. 너무 귀엽고 예쁜 두 캐릭터들이어서 정말 여기서만은 둘이 맺어져서 행복하게, 정말로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거든요. 오프닝 마지막에 나오는 저 장면처럼 말입니다. T_T
그리고 또 하나 더.
로미오X줄리엣의 오프닝인 기원~You raise me up~
이 노래, 전 그냥 새로 나온 노래려니 하고 있었더랬습니다. 그렇게 유명한 팝송인줄은 모르고 있었어요.
우연히 서점에서 안드레아 보첼리 버전의 이 노래를 들어보고 깜짝 놀라 거기 안내데스크까지 가서 곡명을 물어봤을 정도였더랬습니다. 그 날 집에 돌아와선 이 노래의 각 종 버전 및 가사까지 찾아봤더랬지요.
그렇게 다시금 다가온 오프닝 곡.
마지막 화에서 흐르는 내내 어쩌면 그리 이야기와 맞아떨어지던지.
You raise me up.. 로미오에게 있어 줄리엣이, 그리고 줄리엣에게 있어 로미오는 서로를 버티게 해줄 수 있고 곧게 서게 해줄 수 있었었던 존재. 가사와 내용이 너무도 기가 막히게 맞아 떨어지는 것에 진짜 마지막 회는 2/3를 내내 수건 끌어안고 울면서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T_T

이야기는 정말로 원작의 노선을 잘 따라갔다고 생각합니다. 원작에서도 수면약을 먹고 죽은 것 같았던 줄리엣을 보고 로미오가 먼저 죽고, 뒤늦게 깨어난 줄리엣이 자신의 앞에 죽어있는 로미오의 모습에 슬퍼하며 뒤따라 죽지요.
애니에서도 그와 흡사하게 따라가기에 나름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래도 애니에서의 둘은 서로의 모습을 볼 수 있었으니 다행이었을까요..
살아서도
죽어서도
언제나 두 사람은 함께
사랑하는 이와 영원히 함께 하기로 다짐한 줄리엣의 마지막 모습은 너무도 아름다웠습니다. T_T
한밤중 무도회에서 우연히 마주쳤던 두 소년, 소녀는
자신들의 무거운 운명을 알지 못하고 사랑을 시작했으며
그 운명을 깨달은 뒤에도 두 사람은 서로의 운명을 저주하거나 미워하지 않고
그렇게 그렇게 예쁘게 사랑하다가
그 사랑으로 마침내 그들이 살아가는 세상을 구원합니다.
미움, 증오, 슬픔, 아픔
이 모든 것의 끝을 맺는 것은 사랑- 이라고 말하는 윌리엄의 말처럼
두 사람의 사랑은 서로의 운명을 극복했고 그리고 세상을 구할 수 있었지요.
세상에 암만 흔해빠진게 사랑이야기고 사랑타령이라 해도
역시 잘 만들어진 사랑이야기는 눈물이 나올만큼 좋고 아름답습니다.
총체적인 감상이라면.. 여러모로 연출에 대해선 아쉬움이 남습니다. 극적인 연출이나 극대화적인 것을 표출하는데 미흡했다는 느낌이 가장 크네요. 스토리가 살짝살짝 다른 곳으로 빠졌다 오는 부분들이 있었던 것도 있고.. 그치만 보통 2쿨 이상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다보면 어느 작품이든 늘어지는 부분은 있는 법이니 이런건 흠이라고 보기는 어렵겠지요. 그렇다고 이거 정말 재미있어! 꼭 봐!! 라고 방방 뜰 정도의 추천은 못하겠습니다. ^^ 이 작품은 앞서 얘기했듯 제 원작 콩깍지가 반 이상은 먹고 시작을 했던 작품이라서.. 하지만 원작의 로미오와 줄리엣에 호감을 갖고 계신 분이라면 한번은 보세요- 라며 엄지손가락을 들어드리겠습니다. 아쉬운 부분은 있어도 새로운 해석과 설정은 꽤 마음에 들고 "둏디 아니한가" 의 생각이니까요.
앗 참 애니에서는 내내 윌리~ 라고만 불려서 몰랐던 윌리엄의 정체.
..코믹판을 보니 풀네임이 윌리엄 세익스피어- 더군요..; 저, 전혀 몰랐어요. 애니를 보던 중 알아채셨던 분들이 계시면 존경합니다. >_< 애니에선 줄리엣도, 에밀리아도, 왠만한 캐릭터들은 다 윌리 라고 부르고 엔딩 크레딧에서는 윌리엄이라고만 나와서 전혀 모르고 있었어요. 풀네임을 알고서야 비로소 애니에서의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이해가 가더란..
앗 참참참!! 사실 성우얘기도 빼놓을 수 없는데 >_<
저는 이 애니를 "광분"까지 해가면서 봤었는데 그건 다름아닌 성우분들 때문이에요.
토리우미 폭주도가 올라가면서 대사 몇 마디 없는 큐리오에게 말 좀 해~~ 라고 발악을 해가며 봤고, 노지마 히로후미상 목소리의 프란시스코 오라버님에게 옵화~~를 외쳐가며 이 분 외에는 그 누구도 저 캐릭터를 연기할 수 없다!! 라며 단언했으며 오랜만에 오키아유상의 쿨 목소리에도 죽어가며 버둥거리며 봤었으니까요.
그래서 저 모두가 함께 등장해주신 24화 초반부에서는 옵화들 다 멋쪄~~를 외쳐가며 이땐 잠시 기쁨의 광희난무를.. (쿨럭)
로미오역의 미즈시마 다카히로상도 연기 꽤 좋았습니다.
지금 프로필을 뒤져보니 그동안 지나가는 역이나 조연들로는 종종 접했던 성우분이네요. 주연은 이게 첫 작품인 것 같은데 앞으로는 좀 더 많은 작품에서 종종 들을 수 있음 좋겠고요. 줄리엣역의 미즈자와 후미에상도 좋았었습니다. 사실 두 성우분 목소리는 전혀 익숙하지가 않았던 관계로 어떤 선입견이나 이미지 없이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만날 수 있어서 좋았던 거 같아요. ^_^ 나중에 DVD에 특전영상으로 주연성우분들을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습니다.
주절주절 길어졌지만 역시 뭔가 정리는 되지 못하고 주구장장 횡설수설만 늘어놓은 듯 합니다..; 나중에 상황봐서 추가를 하거나 수정을 하게 될 것 같으니 이 작품에 대해 함께 얘기하실 분들은 언제든 편하게 댓글 남겨주세요. 대환영! ^0^)/
그럼 이쯤에서 살포시 접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