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대교가 끊어졌을 때.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
그리고 이번 숭례문 화재전소사건.

몇개 더 있을지 모르겠지만 제가 이것들만 예를 든 것은 제가 다 "자주"접하던 것들이라는 겁니다.
성수대교는 집 앞에서 길 따라 쭈욱-가면 건너갈 수 있던 다리로
중~대학교 시절에 거쳐 많이 건너다니던 한강다리입니다.

삼풍백화점도 그 근처 친구집이 있기도 했고 자주 가는 교대역이라는 이유로 곧잘 들르던 백화점이었고

..숭례문은 402번 버스, 구 83-1번 버스 시절부터 타고 들락거리며 정말 자주 보던 곳이었습니다. 시내 한 가운데에 있으니 뭐 종일 보고 사신 분들도 많겠지요.
제 아버님의 경우는 과거 바로 남대문 앞의 모 지점에서 몇 년 근무하신 적도 있었고요. 아니 그 뿐 아니라 많은 서울시민들에게 숭례문, 남대문이라는 건 정말 "늘 항상 그 자리에 존재하고 있을" 그런 것이었습니다.

자주 접하던 것이 말 그대로 하루 아침에 없어져 버렸다.
..실감이 안 나요.
매일같이 보던 사람이 죽어서 두 번 다시 볼 수 없게 되었다 해도 그게 실감이 안 나는 것처럼 저는 숭례문이 다 타버렸다는 것이 도무지 실감이 안나요.
과거 성수대교때도 그랬고, 삼풍백화점때도 무너졌다는 것이 도무지 실감나지 않았습니다. 그냥 다시 가 보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그 자리에 그대로 있을 것 같았어요. 숭례문도 그럴 거 같아요. TV방송을 봤고 인터넷 뉴스를 통해 사진을 보긴 했어도 저건 다 엉터리고 거짓말일 것 같아요. 402번 버스를 타고 남산을 내려와 자연스럽게 시내쪽으로 접어들면 숭례문이 아무 일 없다는 듯 그 자리에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적어도 제 눈으로 직접 그 실체를 보지 않는 한 그럴 수 있을 것 같기도 하지만 이 무슨 바보같은 현실도피냐 하는 생각도 드네요. 그만큼 안타깝다는 얘기기도 하지만요.

그래서일까요. 늘 항상 그 자리에 있을 것 같고 늘 항상 존재해 줄 것 같은 존재가 어느 순간 갑자기 없어졌을때 느껴지는 상실감은 너무도 크고, 도저히 현실로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것은..

600년이란 세월 속에서 큰 전쟁과 재난을 겪어오면서도 굳건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던 대문이 관리소홀과 단 한사람의 손으로 인해 하루 아침에 사라졌다는 것이 너무도 슬프기 짝이 없습니다.

물론 복원은 가능하지요. 그대로 짓는거야 요즘같은 시대에 그 뭐 어렵겠냐고요. 그렇지만 새로 지은건 이미 과거의 숭례문이 아닌 새로운 숭례문일뿐. 그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새해가 밝자마자 이런 일이라니..
역시 이건 다 누구씨가 대통령이 되면 안된다는.. (끝이 왜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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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zero
    2008/02/12 00:06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전날 12시에 대충 꺼졌다는 뉴스 보고 잤는데 아침에 출근할때 슬쩍 보니 다 무너져있는거 있죠. 눈앞에서 보니 울컥하더라고요.
    • 2008/02/12 09:41
      댓글 주소 수정/삭제
      무너지는거 보고선 그 다음부턴 뉴스 안 봤는데 인터넷 기사 봤더니만 다 탔다- 라고 되어있더군.
      ..두 눈으로 봐주러 가기가 겁나..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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